한때 대한민국 남성의 ‘통과의례’처럼 여겨졌던 포경수술이 최근 들어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.
“꼭 해야 하나?” “안 해도 괜찮은가?”라는 질문이 점점 많아지고,
과거에는 당연하던 일이 이젠 부모들의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.
과연 지금 우리 사회에서 포경수술은 선택일까, 필수일까?
1. 포경수술, 과거와 현재
불과 10~20년 전만 해도, 포경수술은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이 초등학교, 중학교 무렵에 ‘당연히’ 받는 수술이었습니다.
위생상 이유, 군대 준비, 친구들 사이의 암묵적 압박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,
수술하지 않으면 ‘이상하다’, ‘위생에 문제가 있다’는 인식이 강했습니다.
하지만 최근 10년 사이에
- 의학적 근거 부족
불필요한 의료행위 논란
- 성인 이후 후유증, 심리적 충격 등 부작용 이슈
등이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지며,
포경수술을 둘러싼 사회적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습니다.
2. 필수 vs 선택, 논쟁의 쟁점
찬성 입장:
- 포피가 덮인 상태에서는 세균 번식, 감염, 귀두염, 요로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니 위생 관리 차원에서 필요
- 성인이 되어서 수술하면 더 아프고 회복이 오래 걸린다
- 군대 등 단체생활 시 오히려 불편
반대 입장:
- 의학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근거가 부족
- 선진국(유럽, 일본 등)에서는 대부분 포경수술을 하지 않고, 별다른 건강문제도 없다
- 오히려 감각 저하, 심리적 트라우마, 불필요한 의료비 낭비 등 단점이 더 많다
- 자연적으로 포피가 벗겨지는 경우도 많으니 기다려야 한다
이렇게 찬반 논쟁이 첨예하게 갈리면서,
부모들은 ‘과연 어느 쪽이 옳은지’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합니다.
3. 부모들의 현실적 고민
최근 많은 부모들은
- 아이에게 상처나 트라우마가 남지 않을지,
- 정말 위생상 꼭 필요한 수술인지,
- 혹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지
고민하게 됩니다.
특히, 인터넷 커뮤니티, 유튜브, 각종 부모 모임에서
“아직도 포경수술 시키나요?”
“우리 아이는 안 시켰는데 문제없어요”
“위생관리가 더 중요하다”
등 다양한 의견이 오가며,
‘포경수술 = 필수’라는 공식은 이미 무너진 분위기입니다.
4. 의료계와 공식 권고의 변화
대한비뇨의학회 등 전문의 집단에서도
과거 “포경수술 권장”에서
“불필요한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, 꼭 필요한 경우(반복 감염, 심한 포피염, 배뇨 곤란 등)에만 시행”으로
권고 기준이 바뀌었습니다.
세계보건기구(WHO), 미국소아과학회(AAP) 등도
- 위생이 어려운 환경(아프리카 등)에서는 감염 예방 목적상 일부 권장
- 하지만 위생 관리가 잘 되는 선진국에서는 “반드시 필요하지 않다”는 입장
국내에서도 소아·청소년 전문의,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은
“정상적으로 소변을 보고, 반복되는 염증이 없다면
꼭 포경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”고 설명합니다.
5.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남은 과제
이제는 ‘안 하는 게 이상하다’가 아니라
“왜 해야 하는지, 안 해도 괜찮은지”
각 가정의 판단에 맡겨지는 분위기로 변했습니다.
실제로,
- 포경수술을 하지 않고 성장하는 남자아이들이 늘고
- 의료기관에서도 부모 상담 시 수술을 강권하지 않는 추세
하지만 여전히
- “혹시 우리 아이만 안 했다고 놀림 받지 않을까”
- “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기면 어쩌지”
- “군대에서 불이익 있지 않을까”
하는 막연한 불안도 남아있습니다.
6. 부모를 위한 실질적 조언
- 강박적으로 결정하지 않기
아이가 불편함이나 염증 증상이 없다면 서두르지 않아도 됨 - 위생 관리 교육
올바른 세정 습관, 성교육을 통해 청결 유지가 더 중요 - 반복되는 문제 있다면 전문의 상담
포피염, 요로감염, 심한 불편감 등 반복적 문제가 있을 때만 수술 고려 - 아이와 충분히 소통
수술의 필요성과 장단점을 아이에게 설명하고, 아이의 의견도 존중
7. 포경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
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포경수술이 필요하거나, 반드시 전문의의 처치가 필요합니다.
- 심한 포경(진성포경, 병적포경)
- 포피가 좁아서 귀두가 전혀 나오지 않거나,
- 소변 볼 때 포피가 꽉 막혀 소변줄기가 가늘거나, 풍선처럼 부풀어오를 때
- 포피가 뒤로 젖혀졌다가 다시 돌아가지 않는 경우(교정불능 포피개구협착, paraphimosis)
- 포피를 억지로 뒤로 젖혔다가 다시 덮이지 않아 귀두에 혈액순환이 완전히 중단된 경우. 이때 통증, 포피가 검게 변하고 음경 끝이 괴사되고 완전히 조직파괴가 될 수 있습니다.
- 응급 상황이므로 즉시 병원 진료 필요, 이때는 포경수술이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. 귀두의. 목을 꽉 조이고 있는 포피를 제거하고 할 수 없이 포경 수술을 해야 합니다.
- 반복적, 만성적 포피염/귀두염
- 항생제 치료로도 자주 재발하고, 생활에 불편을 주는 경우
- 심한 위생 문제로 반복 감염
- 청결을 유지해도 계속해서 감염, 악취, 분비물이 발생하는 경우
- 배뇨 곤란
- 소변이 잘 안 나오거나, 포피 끝이 막혀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
마무리
포경수술은 이제 “당연히 해야 할 일”에서
“충분히 고민하고, 아이와 상의한 뒤 결정할 수 있는 선택지”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.
과거와 달리, 사회적 분위기도 점차 변화하고 있고
의학계 권고도 “필수 아님”이 주류가 되고 있습니다.
부모 입장에서는
“남들이 다 하니까”보다는
우리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가를 고민하고,
전문의 상담, 충분한 정보, 그리고 아이의 생각까지 모두 반영해
현명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